안녕하세요. 약밥아재입니다.
한겨울 노지시금치는 대표적인 제철 농산물입니다. 달큰한 맛과 영양은 정말 최고이죠. 세계 슈퍼푸드이기도 한 시금치의 효능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커피는 조금 멀리하시는 게 좋답니다. 시금치와 커피는 건강에 좋은 대표 식품이지만, 함께 섭취할 경우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양 흡수 방해 원인과 올바른 섭취법을 알아봅니다.
시금치와 커피, 둘 다 몸에 좋은데 왜 문제일까요?
우리는 흔히 ‘몸에 좋은 음식은 무조건 많이 먹으면 좋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시금치도, 커피도 그 대표적인 예죠. 시금치는 철분과 엽산,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서 빈혈 예방이나 피부 건강에 좋은 채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하루 한두 잔은 집중력 향상이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를 같은 시간대에 함께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이로운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시금치의 ‘철분 흡수’와 관련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커피 속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는 사실
커피에는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카페인과 폴리페놀(탄닌 포함)은 철분 흡수를 저해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소화기 내에서 철분과 결합하면서 체내로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되는 것이죠. 시금치에 함유된 철분은 ‘비헴 철’이라고 불리는 식물성 철분으로, 동물성 철분보다 흡수율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커피까지 함께 마시게 되면 흡수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중이거나 직후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빈혈 증상이 있다면 특히 주의
철분은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이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집중력이 저하되며, 심한 경우 빈혈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로 인해 철분 손실이 많기 때문에 철분 섭취가 중요한데, 시금치를 자주 먹으면서도 '커피를 곁들이는 습관이 있다면 그 효과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시금치와 커피 모두 포기하기 아까운 식품이니, 섭취 타이밍을 조금만 조절해도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시금치 섭취 후 1시간에서 2시간이 지난 뒤에 커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침에 커피를 먼저 마셨다면 시금치나 철분이 풍부한 식품은 점심 식사 때 섭취하는 식으로 타이밍을 조절해 보세요. 또한 시금치나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먹을 때는 함께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예: 오렌지, 딸기, 피망 등)을 곁들이면 흡수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식이섬유나 칼슘이 철분과 경쟁 작용을 하기도 하므로, 이런 점도 함께 고려하면 더 좋습니다.
철분제 복용 중이라면 더 조심하세요
만약 병원에서 철분제를 처방받았거나, 임산부용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고 있다면 커피 섭취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커피뿐 아니라 녹차, 홍차 같은 차류도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복용 시간 간격을 반드시 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철분제 복용 후 최소 1시간, 가능하면 2시간 이상 지난 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커피 대체 음료는 없을까?
철분 섭취가 중요한 시기라면, 커피 대신 보리차, 우엉차, 캐모마일차 등 카페인이 없는 차류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들은 철분 흡수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음료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식사 후 음료로 적합합니다.
마무리: 음식도 궁합이 중요합니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무작정 함께 먹는 것보다, 각 식품의 성질을 알고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금치와 커피처럼 잘못된 조합은 오히려 섭취 목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철분이 필요한 시기라면 식사 후 커피를 잠시 미뤄두고,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과 함께 시금치를 즐겨보세요. 이처럼 작은 식습관 하나가 건강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커피와 시금치의 간격을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